2025. 1. 23. 18:31ㆍPIC
창 밖을 바라보는 여자
그녀는 매일 아침 같은 자리에 앉는다. 차가운 유리창에 손끝이 닿을 듯 말 듯한 거리를 두고, 열 번째 층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풍경이 그녀의 일상이 되었다.
아침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 앉아 그녀는 세상을 관찰한다. 출근길을 서두르는 사람들, 등교하는 아이들, 새벽 배달을 마치고 돌아가는 오토바이들. 모든 것이 각자의 방향을 향해 움직인다.
커피 잔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유리창에 희미한 안개를 만들어낸다. 그녀는 가끔 그 안개 위에 손가락으로 글자를 쓴다. 오늘은 어떤 말을 써야 할지 망설이다가, 다시 손을 거둔다.
십 년 전, 그녀도 저 아래 사람들처럼 분주히 걸었다. 꿈을 쫓아 달리기도 했고, 사랑을 위해 달콤한 기다림도 맛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창 밖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그녀의 전부가 되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녀가 보는 풍경도 바뀐다. 봄에는 벚꽃이 흩날리고, 여름에는 매미 소리가 유리창을 두드린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거리를 수놓고, 겨울에는 하얀 눈이 도시를 덮는다.
그녀는 창밖 풍경을 그림으로 담는다. 때로는 수채화처럼 부드럽게, 때로는 연필 스케치처럼 거칠게. 그림 속에는 그녀가 본 세상이, 그리고 그녀가 꿈꾸는 세상이 함께 담긴다.
하지만 오늘따라 그녀의 시선이 먼 곳으로 향한다. 저 멀리 보이는 산자락 너머에 무언가가 그녀를 부르는 것만 같다. 평소와 다른 무언가가 그녀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의 새순이 돋아났다. 그녀는 조심스레 새순을 만지며 미소 짓는다. 어쩌면 이제는 그녀도 변화가 필요한 때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창문을 연다.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머리칼을 스친다. 마치 오랜 잠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그녀의 마음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제 그녀는 안다. 창 밖을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그 창을 열고 세상으로 한 걸음 내딛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오늘, 그녀는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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